롯데, '라인 프로젝트' 현지 기업에 매각 타진
인니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에 태핑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0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직원들과 함께 지난달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살피는 모습 (제공=롯데케미칼)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는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지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에 태핑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케미칼은 인니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에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입 의사를 묻는 티저레터(투자 안내서)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지분 49%다. 해당 지분을 매각해도 자회사인 LC 타이탄이 51%의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경영권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페르타미나는 현지 업체라 원료인 나프타를 싼 값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로서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 급증에 따라 생산 시설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양쪽의 이해관계가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은 높아진 자금 부담과 무관치 않다.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비는 3년 전까지만 해도 5조원 정도로 추산됐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고환율로 투자비가 오르면서 실제 비용은 7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르타미나향 지분 매각은 현금흐름 개선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IB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라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딜은 확인불가 한 사안"이라며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외 확정된 건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2021년 라인 프로젝트 재추진을 결정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39억달러(약 5조2700억원)를 투입해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부터 폴리프로필렌(PP) 등 하위 제품까지 수직계열화해 연간 20억6000만달러(약 2조7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라인 프로젝트 자체는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자금조달은 '진행형'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2조원 정도의 잔금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프로젝트 등의 투자비를 충당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초 다수 글로벌 은행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24억달러(약 3조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12년 만기로 조달했다. 아울러 본업인 석유화학의 불황이 2년 넘게 지속되며 이익 체력이 저하된 터라, 현금흐름 중심 경영을 선언하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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